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맞은 첫 겨울에 어린이 폐렴 환자가 급증했다고 경제 매체 커촹반일보가 24일 보도했다. 커촹반일보는 “상하이 등 대도시의 소아과는 포화 상태고, 자녀 진료를 위해 몇 시간 동안 기다린 부모들이 의료진에게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선 올해 8월부터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퍼지기 시작한 호흡기 감염병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겨울철이 되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 남부 저장성 취저우시의 병원 3곳에서 최근 3개월 동안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진단을 받은 어린이는 전년 동기의 17.8배에 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어린이 폐렴 환자가 몰려 8시간 이상 진료 대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찾아간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약국에서 약사는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가 동이 났다”고 말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성인에게는 가벼운 감기만 유발하지만, 유치원생·초등학생 등은 감염 시 증상이 3주 동안 지속되는 폐렴을 앓는 경우가 많다.
중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 방역이 해제되면서 기존의 호흡기 감염병 유행이 돌아온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23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자국 내에 확산한 상황에 대해 임상적으로 특이 양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중국 보건 당국은 현재 중국에서 보고되는 호흡기 질환은 기존에 알려진 것이고, 새로운 병원체나 임상 양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어린이 환자 급증이 중국 내 병원들에 과부하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1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통제됐던 폐렴 유행이 돌아오자 낯설게 느끼는 것”이라면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3년 또는 7년 주기로 확산하는 양상을 일관되게 보여왔다”고 했다.
한편 다케미 게이조 일본 후생노동상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일부 지역에서 어린이 폐렴 환자가 급증한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외교 루트를 통해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앞으로도 정보 수집에 힘써 내각 감염병위기관리총괄청과 연계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