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비료용 요소 수출 중단 보도 여파로 요소수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월 14일 오전 서울 시내 대형마트 요소수 코너가 품절로 비어있다./뉴시스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중국 비료 업계에서 나왔다. 또 이번 수출 제한은 앞서 지난달 중국 질소비료공급협회를 통해 중국 당국의 방침이 이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요소 수출 중단 조치가 자국 수급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미·중 자원 경쟁 속에 중국이 또다시 원자재를 보복 카드로 꺼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고위 관계자는 4일 “중국 질소비료공급협회가 지난달 17일 회원사에 질소 비료(요소 비료) 수출을 자제하고, 중국 국내에 우선 공급할 것을 제안하는 문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요소 수출 제한 방침이 사실상 이때부터 시행됐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비료업계에서는 요소 수출 제한이 길게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비료업계 전문 매체인 중국화비망은 “12월 들어 요소 수출이 잠정 중단됐고, 내년 1분기까지 수출이 지속적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한다”면서 “여러 조짐들이 요소의 수출길이 꽉 막혔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또 중국의 설인 춘제(春節·내년 2월 10일) 전까지 중국 내 요소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요소 수출 제한에 대해 자국 수급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우쾅선물(五鑛期貨)에 따르면 요소 시장 ‘큰손’인 인도가 올해 하반기에 중국 수입량을 크게 늘리면서 자국 요소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빠듯해졌다. 중국화비망은 “산시성 진청의 한 요소 생산 기업이 설비 교체 등을 위해 생산량을 최근 줄였고, 남서부의 천연가스를 원료로 요소를 생산하는 또 다른 기업은 가스 사용 제한으로 한 달가량의 공장 가동 중단기에 들어간다”며 “생산 비수기에 중국의 요소 비축량이 줄어들면 수출을 조이는 것이 수순”이라고 했다. 올해 중국 겨울의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겨울 농사 시기가 늦어지면서 요소 비료 수요가 비수기인 11월 이후에도 늘어나고 있는 것도 악재다.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와 흑연 수출 제한에 이어 요소 수출 제한까지 더해지자,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 속에 원자재 수출 통제 확전에 속도를 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은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중국이 미국을 겨냥한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을 때마다 산업계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중국은 갈륨(시장 점유율 94%)과 게르마늄(83%)의 수출을 통제했다. 갈륨은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수적이고, 게르마늄은 반도체 공정용 가스 소재다. 중국이 이달 1일부터 수출을 제한한 흑연도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67%에 이른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7일 희토류에 대한 수출 보고를 의무화하며 통제를 강화해 ‘희토류 무기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