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대만의 새로운 총통으로 당선되면서 한국은 안보적으로는 새로운 우방을, 경제적으로는 여전한 경쟁자를 맞이하게 됐다.
대만은 한국과 국교를 맺은 상태는 아니지만 대만의 총통 선거 결과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대만의 총통 선거 결과에 따라 중국의 태도 변화가 확실시되고,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는 대만에서도 최우선 육성 대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민진당이 3번 연속 대만의 정권을 잡게 되면서 대만과 중국간의 관계는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반대로 대만과 미국간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과 우방인 한국 입장에선 새로운 우방을 갖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한국에게 대만 문제에 더 선명한 입장을 취하라는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한중 관계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도체 분야에선 미국의 지원을 받은 대만의 TSMC 등 기업이 더욱 성장할 기회를 가지게 될 전망이다. 민진당은 TSMC의 해외 투자에도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해외 시장에서 TSMC와 우리 반도체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실제 라이칭더는 선거 전날인 12일 본지와 만나 “신(新)공급망 형성을 위한 안보 대화를 열고, 인도 태평양 보호를 위해 협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신공급망이란 민주 진영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과 대만이 각각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의 최강자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만과 한국은 민주·자유·인권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한 친구이고 둘 다 전체주의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발언을 했는데, 전체주의 국가(북한·중국)를 상대하고 있는 반도체 강국 양국이 힘을 합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라이칭더는 “관광·교류, 경제·무역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겠다”며 “한국과 대만은 국제사회에 더 많이 기여할 기회가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