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는 13일 저녁 대만 총통 당선이 확정되자 “2024년 세계 선거의 해에 가장 주목되는 첫 번째 선거에서 대만은 민주 진영의 첫 승리를 창출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이칭더는 이날 타이베이 시내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선은 민주와 권위주의(威權) 사이에서 대만이 민주의 편에 섰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렸다”면서 “대만 국민은 행동으로 외세(중국) 개입을 성공적으로 막아 우리의 총통은 우리가 선출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대만은 계속해서 올바른 길을 갈 것이고, 절대 (과거의 길로) 되돌아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안(중국 본토와 대만) 문제에서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현상 유지만 강조했다. 그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총통으로서 중요한 사명”이라며 “비굴하거나 교만하지 않게 현 상태를 유지하며 대등과 존엄을 전제로 교류로 봉쇄를, 대화로 대결을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라이 후보 당선 직후 중국은 ‘경고’, 미국은 ‘환영’ 메시지를 각각 보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대만의 두 선거(대선과 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대만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은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 정부는 라이칭더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미국과 대만의 관계는 확장되고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별다른 환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그는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만 짧게 재확인했다. 장우웨(張五岳) 대만 단장대학 양안관계연구센터 소장은 “미국은 차이잉원보다 강한 라이칭더의 독립 성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립 성향인 민진당의 집권 재창출로 인해 대만은 친미(親美)·반중(反中)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중국이 중시하는 ‘92 공식(컨센서스)’을 공개적으로 거부했고, ‘중국과 대만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차이잉원의 입장을 계승했다.
이번 총통 선거에서 패배한 국민당과 민중당도 이날 공개 메시지를 냈다.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정당 교체 실패에 대해 지지자들에게 사과하면서 “대만이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리는 반드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중당 커원저 후보는 “대만 민중당은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우리의 신념을 확고히 견지하면서 이 나라를, 미래를 지킬 것”이라며 “4년 후에는 꼭 집권에 성공해서 이 나라를 되찾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