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4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후보 명단에만 이름을 올리고 정작 경기에는 뛰지 않아 홍콩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2019년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으로 한국을 방문해 친선 경기를 펼치기로 했다가 뛰지 않아 분노를 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른바 ‘날강두 사태’처럼, 메시가 홍콩 팬의 비난에 휩싸인 것이다.
메시의 소속팀인 MLS(미국 프로축구) 인터 마이애미는 당초 메시를 앞세워 홍콩에서 대대적으로 경기를 홍보했다. 메시는 홍콩을 찾기는 했지만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상태였고 결국 경기를 뛰지 않았다. 메시를 보기 위해 경기를 찾은 관중은 분노에 가득 찬 채 경기장을 떠났다. SCMP는 “메시를 보기 위해 최대 4880홍콩달러(약 84만원)를 지불하고 경기장에 들어온 4만 관중은 메시가 (벤치에서) 다리를 어루만지는 모습만 보고 집에 가야 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메시의 ‘노쇼’에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경기 막판까지 메시가 등장하지 않자 야유와 함께 “환불! 환불!”이라고 고함쳤다. 인터 마이애미의 구단주이자 축구 스타 출신인 데이비드 베컴이 감사 인사를 한답시고 연단에 섰지만 관중은 야유만 퍼부었다. CNN은 이번 사태를 메시의 이름 따서 ‘Messi Mess(메스·혼란)’이라고 보도했다.
축구는 홍콩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이 때문에 메시가 홍콩을 찾는 일정이 공개된 직후부터 중국 언론들은 대대적인 보도를 했다. 중국 방송사는 메시가 전세기를 타고 홍콩 공항에 내리는 장면을 생방송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 메시가 부상을 핑계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일시에 ‘영웅’에서 ‘악당’으로 비난받는 신세가 됐다.
중국과 메시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6월 메시는 베이징에서 호주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펼치기 위해 중국을 찾았는데 당시엔 대만 문제로 중국인들을 곤란하게 한 적이 있다. 아르헨티나·스페인 이중국적인 메시는 스페인 여권만 가지고 중국을 방문했는데 중국은 스페인과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공항에 발이 묶인 것이다. 당시 메시는 예전에 스페인 여권으로 대만에 무비자로 들어간 적이 있다며 “대만은 중국이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메시는 아르헨티나 축구협회가 비자 문제를 처리하면서 오랜 대기 끝에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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