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생 1호 판다’인 ‘푸바오’가 다음 달 초 중국 이동을 앞두고 3일 일반 관람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푸바오는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내온 한 쌍의 판다 사이에서 2020년 7월 태어났다. 중국의 판다 외교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3문답으로 풀었다.
Q1. 중국이 보낸 판다 얼마나 되나.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해외 18국에 판다 56마리가 살고 있다. 1990년대부터 중국이 외국과의 판다 교류를 본격화하면서 20국 26개 기관에 판다를 보냈다. 푸바오처럼 국외 번식이 이뤄진 경우는 41차례고, 이를 통해 68마리가 태어났다. 판다들의 고향은 중국 쓰촨성에 있는 자이언트 판다 보존 연구 센터다.
중국이 해외로 보내는 판다는 초기에는 조건 없는 선물이었지만, 1975년 멸종 위기종 국제 거래 협정이 발효되면서 임대 형식으로 해외에 보내게 됐다. 임대료는 한 쌍 기준 해마다 100만달러(약 13억원)고, 임대 기간은 10년 안팎이다.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도 출생국이 아닌 중국 국적이다. 해외에서 판다가 사망하면 중국에 보상금도 지급해야 한다. 태국 동물원에서 기르던 판다가 지난해 4월 고령으로 죽자 태국 측이 중국에 6억원의 보상금을 줘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Q2. 새끼를 왜 다시 데려가나.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 새끼는 근친교배를 피하기 위해 번식기인 4∼6세가 되기 전인 2∼4세 때 중국으로 보내진다.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른 것이다. 암컷인 푸바오는 중국에 간 이후 성적으로 성숙해지면 바로 짝짓기에 들어간다. 다만 이미 다 자란 판다는 중국과 임대 연장 협상을 할 수 있다.
푸바오가 중국에 도착하면 건강 상태와 기지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합한 사육 장소를 배정받게 된다. 쓰촨성에는 청두를 중심으로 판다 기지 6곳이 흩어져 있는데 이 중 한 곳으로 가게 된다. 한두달 정도 적응 기간을 거쳐 일반 공개가 이뤄진다. 다만 예외도 있다. 성격이 예민했던 일본의 샹샹은 작년 2월 중국으로 왔고, 비교적 늦은 11월에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됐다.
Q3. 중국이 판다 외교에 열심인 까닭은.
국익 수호를 위한 공세와 압박 때문에 ‘전랑(늑대전사)’으로 수식되는 중국 외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미수교 상태였던 중국을 전격 방문한 뒤 중국은 판다 한 쌍을 워싱턴에 보냈다. 이 판다가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적성국 이미지가 급속도로 개선됐다. 같은 해 역시 미수교 상태였던 일본의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 방중 뒤 중국은 일본에도 판다를 보냈다. 사드 사태 등으로 반중 감정이 치솟은 한국에서도 푸바오는 사실상 ‘중국 이미지 관리자’ 역할을 했다.
중국은 판다 외교를 통해 압박을 가하거나 관계 변화의 신호를 주기도 한다. 중국은 최근까지 미국과의 갈등이 지속되자 올해까지 미국 내 모든 판다를 회수하겠다고 했고, 스페인의 판다 5마리는 지난 2일 한꺼번에 반환시켰다. 그러다 지난달 22일 중국은 돌연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 스페인 마드리드 동물원에 판다를 보내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서방과의 갈등으로 경제·외교에서 궁지에 몰리자 이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신호를 판다를 이용해 보낸 것이다. 반면, 중국의 앙숙인 인도는 여러 차례 판다 임대를 요구했지만 중국이 답하지 않고 있다. 홍콩의 중국화와 공격적인 대외 정책으로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약해지면서 판다 외교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