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생 1호 판다’인 ‘푸바오’는 중국에서 어떻게 살게 될까.
3일 푸바오는 강철원(55)사육사와 함께 중국 측이 보낸 전세기를 타고 중국으로 떠났다. 3시간 30여 분 동안 2400여㎞를 비행해 쓰촨성의 청두솽류공항에 도착한다. 이후 한 달 동안 중국 국가임업초원국 산하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선수핑(神樹坪) 기지의 검역 구역에서 머물며 중국 환경에 적응할 예정이다. ‘격리 생활’이 끝나면 쓰촨성의 판다 기지 한 곳을 보금자리로 삼게 된다.
관심이 쏠리는 푸바오의 새 안식처는 중국 정부가 쓰촨성 청두 외곽에 세운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기지 4곳 중 한 곳이 될 전망이다. 선수핑 기지, 허타오핑(核桃坪) 기지, 두장옌(都江堰) 기지, 야안(雅安) 기지가 후보다. 선수핑·허타오핑 기지는 원촨현 워룽자연보호구역에 있고, 두장옌 기지와 야안 기지는 각각 두장옌시와 야안시에 있다. 이들 기지는 모두 해발 1700m에 위치해 판다가 서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4개 기지 모두 야생에 가까운 환경이고, 과학적인 연구와 데이터 수집을 위한 인프라도 완비됐다. 푸바오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판다 기지에 정착하는 것은 한·중 정부 간의 판다 교류 협약에 따른 것이다.
현재 임시로 머물고 있는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선수핑 기지는 48마리의 판다가 지내고 있는데, 산자락에 위치해 시원한 기후가 특징이다. 한국 에버랜드와 비슷하게 실내 거처와 실외 운동장으로 나뉘며 양쪽을 드나들 수 있는 문이 있다. 관광객 접근이 용이한 장점도 있다. 허타오핑 기지는 후보 기지 가운데 가장 적은 22마리를 보유하고 있어 푸바오를 위한 ‘집중 케어’가 가능하다.
쓰촨성에서 가장 규모가 큰 판다 기지인 야안 기지(68마리)는 외국에서 살다가 돌아온 ‘해외파’ 판다들이 많은 곳이라 푸바오의 거처가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판다 번식 센터’도 운영하기에 새끼 판다와 푸바오 또래가 많이 산다. 푸바오의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도 여기서 태어났다. 두장옌 기지(42마리)는 아이바오의 푸바오 출산을 한국까지 와서 도와줬던 중국인 사육사가 근무한 곳이라 친근하다. 나이 든 판다들이 주로 지내고 있다.
푸바오는 거처가 정해지면 ‘반(半)야생’ 생활을 하게 된다. 중국 외문국(外文局)의 월간지 ‘중국’에 따르면 푸바오가 어디에 살든 사육사는 먹이 공급과 청소, 훈련 등 필수적인 일 외에는 자유로운 일상을 보장한다. 에버랜드에서는 출퇴근 시간이 있었다면, 중국에서는 자신의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자유롭게 실내외를 오갈 수 있다. 초기에는 푸바오의 먹이 조합 비율과 휴식 습관 등을 한국에서의 사육 방식과 비슷하게 유지하다 점진적으로 중국의 사육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의 베테랑 사육사들이 푸바오의 취향과 발육 상태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사육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바오는 만 4세가 안 된 판다라서 당장은 짝짓기 계획이 없다.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 새끼는 근친교배를 피하기 위해 번식기인 4∼6세가 되기 전인 2∼4세 때 중국으로 보내진다.
푸바오가 중국에서 대중을 만나려면 최소 1~2개월, 길게는 7~8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성격이 예민했던 일본의 샹샹은 작년 2월 중국으로 왔고, 비교적 늦은 11월에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