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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한 드론과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300여 발이 이스라엘과 미국, 영국, 요르단 연합군에 의해 99% 요격당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중국과 대만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시달려온 대만은 미국, 일본이 도와주면 전쟁 초기 중국의 미사일 세례를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으로 보여요. 반면, 침공 초기에 1000발 이상의 미사일 세례를 퍼부어 기선을 제압하고 속전속결로 상륙작전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짜고 있는 중국은 이 시나리오를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입니다. 중국 내에서는 “대만군의 요격 능력을 얕봐서는 안 된다”는 말까지 나와요.
대만군은 이란의 공격이 실패로 끝난 직후인 4월 15일 남부 핑둥 지역에서 단거리 대공미사일 루젠(陸劍)-2 실사격 훈련을 하면서 한껏 기세를 올렸습니다. 이 미사일은 중국 전투기와 드론, 헬기 등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이죠.
◇“미사일 기선 제압론 무너질 것”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배치한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둥펑-15 등 1500기에 이릅니다. 이 미사일을 퍼부으면 대만은 사실상 항전 의지를 잃게 될 것이라고 자신해왔죠. 하지만 대만이 이스라엘처럼 중국군 미사일과 드론을 대거 요격한다면 전쟁의 양상은 달라질 겁니다.
이번 이란의 공격을 맞아 연합군은 1단계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나서서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대거 요격했고, 두 번째로 요르단이 자국 영공을 지나는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공격했죠.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이 자체 방공 시스템을 가동해 나머지 드론과 미사일을 요격했습니다. 방공망을 돌파해 이스라엘 안으로 들어와 폭발한 탄도미사일은 5기였지만 피해는 가벼웠다고 하죠.
대만 내에서는 “이스라엘 수준의 요격 능력을 갖춘다면 중국의 둥펑-15도 무서울 게 없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신대만국방군사망은 “이스라엘군이 미군의 협력하에 이란 미사일 99%를 요격했고 피해는 거의 없었다”면서 “중국의 미사일 기선 제압론은 무너질 것”이라고 썼어요.
◇촘촘한 대만 방공망... ”극초음속 미사일도 요격”
이스라엘 수준은 아니지만, 대만도 만만찮은 방공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판 사드로 불리는 톈궁(天弓)-3 미사일과 패트리엇3 지대공미사일 등을 실전 배치해두고 있죠. 45㎞인 요격 고도를 70㎞로 끌어올리고, 종말 단계에서 궤도를 바꾸는 둥펑-17 극초음속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는 톈궁-3 개량형도 개발에 성공해 올해 양산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전투기와 무인기, 저고도로 날아오는 순항 미사일 등은 공대공 미사일 톈젠(天劍)을 개조해 만든 루젠-2, 하이젠(海劍)-2 단거리 방공 미사일로 대응한다고 해요. 이 미사일들은 최대 사거리가 30㎞ 전후입니다. 또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비슷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과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에요. 중국 소셜미디어 공중 계정인 ‘핫라인 국제통찰’은 4월 16일 글에서 “대만은 패트리엇3, 루젠-2 등 요격 고도와 사거리가 서로 다른 미사일로 겹겹이 방공망을 구축해두고 있다”면서 “대만군의 요격 능력을 얕봐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중·장거리에서 미사일을 쏟아붓는 공격 방식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개발했다고 해요. 미국, 영국 등 연합국에 비해 공중 전력에서 뒤지자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적진을 타격하기 위해 이 방식을 썼다고 합니다. 이후 냉전 시대에 옛소련이 이 방식을 계승했고, 지금도 러시아와 중국, 이란이 이런 공격법을 이용한다고 해요.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때 드론을 먼저 띄워 방공망을 교란한 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쏟아붓는 전법을 사용했습니다.
다만, 방공망 수준이 떨어지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런 공격법이 효과를 발휘했지만, 이스라엘처럼 방공망이 탄탄한 나라를 상대로는 무용지물이 될 수가 있어요. 상하이국방전략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중국 군사평론가 자오추는 대만 중앙통신사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전 효과가 떨어지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이 상당히 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중국은 장비부터 전법에 이르기까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여기엔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사일 우세, 침공 성공 보장 못 해”
다만, 대만과 이스라엘은 상황이 다른 측면도 있어요. 이란과 이스라엘은 국경선을 기준으로 1000㎞ 이상 떨어져 있지만, 중국과 대만은 거리가 불과 180㎞ 정도여서 대응할 시간이 훨씬 짧습니다. 상대국인 중국과 이란의 군사력 수준도 차이가 있죠. 대만을 겨냥한 중국군의 미사일 숫자도 1500기 수준으로 이란이 이번에 동원한 300여 발의 5배 수준입니다.
이란은 이번에 보여주기식 공격을 하느라 주변국에 공격 사실을 미리 알렸지만,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중국은 죽기 살기로 달려들겠죠. 대만은 미국, 일본과 협력해 대중 감시망의 밀도를 높이고, 각급 방공 미사일을 최대한 비축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전략입니다.
군사 전문가인 래리 워츨 전 미국 헤리티지재단 전 부회장은 “대만은 이번 이란의 공격을 통해 완벽한 미사일·드론 방어망과 반격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해서도 지키는 쪽이 강력한 저항 의지를 갖고 있으면 아무리 강력한 미사일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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