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파리 올림픽에 투입되는 제품 상당수가 중국산(産)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그간 유럽 서방 국가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해 왔지만 ‘비견할 경쟁자’가 부족해 올림픽 관련 장비와 액세서리 대부분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이날 ‘파리 올림픽에서 중국 제조업자들은 대회가 개막도 하기 전에 이미 큰 승리를 거뒀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파리 올림픽에서는 모든 음식이 프랑스 요리이지만, 최첨단 스포츠 장비부터 기념품까지 중국에서 대량 생산된 제품들이 곳곳에 등장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 매체는 “사업을 중국 외 다른 국가로 다변화하려는 ‘중국 플러스 원’ 추세 속에서도, 올림픽은 중국 제조업자들이 대량 생산에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는 자신감을 뽐낼 수 있는 성대한 여름 무대”라고 했다.
SCMP는 파리 올림픽에 윈드서핑 장비를 공급하는 유일한 제조사인 중국 소닉합성기술사를 예로 들었다. 이 회사의 옌 짜이싱 총괄매니저는 SCMP에 “신소재와 생산 공정의 반복 속도 측면에서 비교할 만한 경쟁자가 거의 없다”며 “이것이 올림픽에서 수주에 성공하는 핵심”이라고 전했다.
중국 제조업체 메이네티의 지역 매니저 폴 타이는 올림픽 같은 세계적인 행사의 주문을 처리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매체에 전했다. 메이네티는 2020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 협력사로 도쿄 올림픽 등에 포장 용품 등을 납품해왔다.
타이 매니저는 “좋은 품질과 기준 제품을 단기간에 납품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해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며 “중국에는 구조화된 클러스터가 있고 공급업자들은 어디서 다양한 재료를 구매해야 하는지를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국 제조업은 생산 공정에서 더 많은 인공지능(AI)이나 자동화를 활용해 가치 사슬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주간지 르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마스코트의 90%가 중국산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파리에서 판매되는 모자, 티셔츠, 장난감, 펜, 팔찌, 노트 등 다양한 종류의 올림픽 기념품이 중국산이며, 일부 중국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또 선수들 운동복부터 올림픽 선수촌에서 사용되는 소파 등 다른 올림픽 관련 제품들도 동부 저장성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링난대 추둥샤오 교수는 “중국의 인건비는 상승했지만, 물류와 작업 효율성, 운송은 동남아 국가보다 중국이 훨씬 낫다”며 “기념품과 스포츠 아이템 같은 제품은 정치적으로 덜 민감하고 지정학적 위험에 덜 직면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