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교육업체 직원들이 상사를 환영한다며 바닥에 엎드린 모습./SCMP 캡처

중국에서 상사를 환영하기 위해 바닥에 엎드려 절을 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일부 기업의 잘못된 사내 문화가 재조명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광저우 남부의 한 교육업체 직원 20여명이 바닥에 엎드린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엘리베이터 앞 복도에 엎드린 이들은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황 대표님 환영합니다” “사명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다” 등을 외친다. 근처에는 꽃을 든 채 대기하는 직원의 모습도 보인다.

논란이 되자 회사 측은 지난 2일 영상 속 사건에 대해 부인했다.

법률 대리인 류모씨는 “황 대표는 그런 환영식에 참석한 적이 없다. 내용이 조작되거나 편집됐을 수 있다”며 “이 영상으로 회사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회사가 2020년 말 운영을 중단했으며 현재 해산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현지 당국은 이 회사의 주장과 영상의 진위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이 영상은 웨이보에서 조회수 80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런 사내 문화는 직원의 존엄성을 짓밟는다”는 식의 비판이 줄이었다. 한 네티즌은 “아직 조사중인 사건이라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면서도 “조직의 리더를 환영하기 위해 무릎을 꿇거나 술을 마시도록 강요하는 등 유해한 사내 문화가 많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기이한 사내 문화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광저우의 한 회사에 다닌다고 밝힌 네티즌은 사내 ‘건강 유지 정책’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직원들에게 매달 18만보를 걷도록 하고, 채우지 못하면 걸음당 약 1위안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네티즌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자신이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걸음수는 2500보 정도라며 월급여에서 100위안(약 1만9000원)이 차감됐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벌금을 피하기 위해 멀리 돌아서 퇴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1년 4월에는 허난성의 한 부동산 관리 회사에서 급여 공제를 조건으로 달아 직원들의 체중과 체형을 엄격히 통제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2020년 7월에는 중국 청두의 한 금융회사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죽음의 고추 과자’ 2봉지를 강제로 먹도록 해 처벌을 받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직원의 사생활에 규칙을 정하는 것을 노동권 침해로 규정하고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회사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합리한 의식이나 규정을 정할 경우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고 직원들에게 재정적 보상을해야 할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