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인 대상 무비자 입국 조치로 상하이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자 중국인들이 한국어 입간판을 세우거나 한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수퍼카를 몰고 나오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 씨트립(携程), 중국신문사(中新社) 등에 따르면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작년 11월8일부터 12월28일까지 상하이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80% 이상, 전월 대비 40% 이상 늘었다. 상하이 세관 통계를 보면 지난달 상하이 푸둥공항으로 입국한 한국 국적 여행객은 13만명을 넘었다.
현지 네티즌들은 상하이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 대다수가 와이탄에서 출발한 뒤 시내 신톈디, 우캉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터, 위위안 등을 거쳐 외곽 주자자오, 디즈니랜드로 가는 일종의 ‘코스’를 따른다고 분석했다. 한 네티즌은 “이 길을 따라 몇 걸음만 가도 ‘습니다’라는 말(한국말)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꼭 가봐야 할 식당’으로 온라인상에 공유된 곳들이 붐비고 있고, 한국인 방문이 늘면서 한국어 입간판과 ‘생일 축하’ 서비스 등도 따로 마련됐다고 전했다.
연합조보는 “일부 중국 네티즌은 한국인 관광객의 여행 코스가 천편일률적일 뿐만 아니라 옷차림도 매우 비슷하다고 본다”며 “많은 한국 남성 청년이 가운데 가르마를 타고, 외꺼풀 눈에 높은 광대뼈, 세련된 옷차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수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은 외국인들의 방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막상 여행에서 돈을 잘 쓰지 않는 유럽·미국 여행객들과 달리 한국 관광객은 상하이에서 옷과 명품 쇼핑, 손톱·귀 관리, 중국 전통 복장 입고 사진 찍기 등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는 점도 주목 받는다.
네티즌들은 “상하이가 마침내 가장 상하이를 잘 이해하는 사람을 만났다” “‘한국 재벌’과 ‘상하이 물가’가 서로를 향해 달려간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에 거주하는 부유층 2세들이 한국인 여행객들이 몰리는 우캉로 등에 이른 아침부터 수퍼카를 몰고 나오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연합조보는 전했다. 이들은 한국인 여행객이 휴대폰으로 차를 찍으려 하면 포즈를 취해주기도 한다.
신문은 “이 수퍼카 행렬이 최근 상하이를 방문한 한국 관중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누가 생각했겠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수퍼카가 지나치게 몰려들자 지난 12일에는 현지 경찰이 우캉로를 향하는 수퍼카 행렬을 통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 중국 네티즌은 “한국 관광객이 중국에 와서 여행하는 것은 소비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것으로, 본래 윈윈의 측면이 있는 만큼 크게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