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 시각) 저녁 파리 시내 베르시공원 옆의 센강변에서 수십명의 남녀가 모여 흥겨운 살사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일부는 마스크를 썼지만 쓰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았다. 마스크를 걸쳤지만 일명 ‘턱스크’ ‘코스크’를 하고 춤을 추는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마스크 없이 한참 춤을 추고 난 중년 남성에게 ‘코로나가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씩 웃더니 “걸린다고 해도 감기 비슷한 것 아니냐”며 “건강에 큰 문제가 될 걸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센강변에 모여 흥겹게 춤을 추는 파리 시민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들도 많다./파리=손진석 특파원

프랑스는 8월 이후 유럽에서 가장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이 확산되는 나라다. 특히 파리가 환자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라틴 댄스 붐이 일면서 센강변이나 시내 주요 지점에서 댄스 동호회 회원들이 ‘노(no) 마스크’로 수십명이 한꺼번에 춤을 추고 있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와중에도 춤추는 파리 시민들/파리=손진석 특파원

파리시는 방역을 위해 공공 장소에서 1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댄스 동호회 사람들은 ‘무허가 모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센강변에서 젊은이들이 모여 마스크 없이 춤을 추고 있다./파리=손진석 특파원

프랑스에서는 지난 4일에만 8975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을 비롯해 9월 들어 7일까지 일주일간 약 4만8000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일주일 사이 사망자는 91명이다.

'노 마스크'로 한 데 엉겨 춤을 추는 파리 시민들/파리=손진석 특파원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고는 있지만 3~4월에 비하면 사망자는 확연히 적은 편이다. 이미 코로나에 취약한 기저 질환을 앓는 고령자들이 많이 숨졌고,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감염되고 있다는 것 등이 치명률이 낮은 이유로 꼽힌다. 그렇다보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방역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