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세계대전 당시 발트해에 투하됐던 총 무게 5.4t에 달하는 사상 최대 크기의 초대형 불발탄이 해체 과정에서 폭발했다.
13일(현지 시각) 영국 로이터통신과 BBC에 따르면 폴란드 항구 도시인 스비노우이시체시 인근 해저에서 발견된 지진폭탄 ‘톨보이’(Tallboy)가 뇌관 제거 과정에서 물속에서 폭발했다.
폴란드 해군에 따르면 폭발의 충격은 인근 도시까지 전해졌다. 현장 동영상에는 거대한 물기둥이 물 위로 치솟는 장면이 담겼다. 해체 작업을 담당한 폴란드 해군 제8해안경비전단 제12지뢰제거대대는 원격 조정 장치를 통해 가능하면 폭발을 일으키지 않고 연소시키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불발탄은 1945년 공습 당시 영국 공군이 투하한 것으로, 이로 인해 독일 순양함인 뤼초우함이 침몰했다. 길이 6m에 폭발물 2.4t을 포함해 전체 무게가 5.4t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불발탄으로 해저 12m에 박혀 앞부분만 튀어나와 있었다.
지진폭탄은 높은 고도에서 떨어지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지하 깊숙이 침투하는 폭탄이다. 목표물 근처에 투하되도록 설계됐으며, 거대한 충격파를 불러일으키며 폭발해 목표물을 파괴한다.
폴란드군은 지난해 준설 작업 중 불발탄을 발견하고 전날인 12일 뇌관 제거 작전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스비노우이시체시 주민 750여 명은 인근 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작전은 5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루 만에 물속에서 폭발했다.
폴란드 제8해안경비전단 대변인 그제고시 레반도프스키 중위는 “이 폭탄은 폭발로 인해 무력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더 이상 스비노우이시체시 해협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비노우이시체시청 대변인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기반 시설도 파손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