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올해의 영어 단어를 선정해 온 ‘옥스퍼드 랭귀지’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올해 유례 없이 언어 생활 전반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 하나의 단어를 특정하기를 포기했다고 22일 밝혔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발간하는 옥스퍼드 랭귀지(Oxford Languages)’ 측은 자사가 계속 업데이트하는 110억 개의 영어 단어와 영어권 뉴스 매체에서 사용된 단어들을 훑어서, 그 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분위기를 가장 잘 대변하는 단어를 선정해왔다. 지금까지 selfie(셀카 사진), vape(전자담배를 피우다), unfriend(소셜미디어에서 친구 관계 끊기), toxic(유독한) 등의 단어를 매년 선정했다.
그러나 올해는 너무나 많은 코로라바이러스 관련 단어들이 사용됐고, 종종 기존의 단어 뜻까지도 바꾸거나 확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옥스퍼드 랭귀지 측은 “2020년에 가장 독특한 것은 변화의 크기와 범위가 압도적이라는 것”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변화는 전(全)지구적이고, 우리가 올해 다른 모든 것을 표현하는 방식까지도 바꿨다”고 밝혔다.
코로나 관련해서는, ‘pandemic(질병의 대유행)’이란 단어는 작년 이후 사용량이 무려 5만7000%나 증가했고, 1968년에 의학계에서 처음 조어(造語)한 ‘coronavirus’도 사용 빈도에서 지난 4월쯤엔 전세계인이 가장 많이 쓰는 영어 단어인 ‘time’을 능가했다. 물론 매달 뉴스를 반영하는 유행 단어들이 있었다.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위기를 반영한 ‘impeachment(탄핵)’가, 흑인 인권 시위가 거세진 5월 이후엔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Juneteenth(미 노예해방기념일인 6월19일), ‘allyship(소수 집단에 대해 지지와 동조의 뜻·행동을 보이는 것)’, 미 대선 때에는 ‘우편투표(mail-in)’ 등도 많이 사용됐다. 그러나 ‘social distancing(사회적 거리 두기)’ ‘stay-at-home(재택)’ ‘lockdown(봉쇄)’ ‘superspreader(超전파자)’ ‘reopening(재개·再開)’ 등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단어들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