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보다도 더 강한 무기는 결국 사람의 몸인가. 세계 각국이 인위적 수단으로 신체 능력을 최대한도로 끌어올린 ‘수퍼 솔저’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로보캅'이나 ‘캡틴 아메리카' 등 할리우드 영화에서 등장했던 ‘초인적 인간'이 실제 등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위적 능력으로 초인적인 힘을 갖게 된 캐릭터가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 '캡틴 아메리카'의 한 장면. /조선일보DB

프랑스군이 특수 장치를 이식하는 등의 방식으로 신체 능력을 극대화한 ‘강화된 병사(enhanced soldier)’를 양성하기 위한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미국 CNN과 BBC 방송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프랑스군 윤리위원회는 8일(현지 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강화된 병사’ 양성을 위한 연구를 허가했다. 미래에 전장에서 군의 작전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강화된 병사’ 양성 기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보고서에서 언급한 ‘강화 방법’은 의학적인 기술을 활용하거나, 특수하게 제작된 인공 장치를 신체에 이식하는 것 등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 병사의 신체 능력과 인지 능력을 개선하면, 적군 병사나 적군 무기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쉬워져 지휘관들이 작전을 수립하는데 있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승리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다른 나라들이 강화된 병사 양성 가능성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기 때문에 우리도 뒤처지지 않고 따라잡아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 “인간은 오랫동안 전투능력 향상을 위해 신체능력과 인지능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다”며 “이 같은 연구가 발전하면 궁극적으로 신체 이식을 통한 전투력 강화가 가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다만 ‘수퍼 솔져’에 대한 윤리적인 논란과 위험 요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인위적으로 전투력이 강화된 수퍼 솔져가 향후 사회에 복귀해 적응하거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지난주 연설에서 “당장 병사들을 위한 공격적인 기술을 개발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현실을 마주해야 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가치에 등을 돌리지 않고작전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중국도 비슷한 방법으로 ‘수퍼솔저’ 양성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존 래드클리프 미 국가안보국 국장은 지난 3일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에서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의 정보로는 중국이 생물학적으로 강화된 능력을 갖춘 병사를 개발하기를 바라면서 인민해방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인체 실험까지 수행했다”고 했다. 그는 인체 실험설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대지 않으면서도 “힘을 가지기 위해서라면 중국은 윤리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도 자기 자신을 위해 이게 사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세계는 결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이념 사이의 선택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신체에 특정 장치를 이식해서 능력강화를 추진하는 실험은 이미 진행 중이다. 올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인간과 신체구조가 가장 비슷한 동물로 알려진 돼지를 활용한 뇌 능력 향상 실험 진행 사실을 공개했다. 거트루드라는 이름의 돼지의 뇌에 동전크기만한 칩을 이식해, 궁극적으로는 이식 장치를 활용해 사람의 뇌 능력을 강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