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과 결별한 해리(36) 왕손의 미국인 부인 메건 마클(39)이 7일(현지 시각)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를 통해 영국 왕실에서 생활할 당시 “왕가에서의 곤경으로 자살 생각까지 했었다”며 왕실 뒷이야기를 폭로했다.
마클은 이날 미국 CBS에서 방영된 윈프리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영국 왕실을 떠나게 된 배경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해리 왕손 부부는 작년 1월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살고 있다. 최근 메건 마클이 왕실 직원들을 괴롭혀 스스로 사직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오자 영국 왕실이 즉각 진상조사에 나서면서 양측이 진흙탕 폭로전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해리 왕손과 함께 인터뷰에 응한 마클은 “나는 순진한 상태로 영국 왕실에 들어갔다”며 영국 왕실 가족의 생활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결혼을 하게 됐다고 했다.
마클은 “왕자와 결혼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며 “당시 왕족이라는 일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결혼 당시 왕실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동화에서 읽었던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마클은 왕실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마클은 “왕실에서 자살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더는 살기 싫었다”고 했다.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왕실에 도움을 청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흑인 혼혈인 마클은 왕실이 ‘피부색’을 우려해 자신의 아들 아치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2019년 5월 출산한 아들 아치와 관련해 “아들이 태어났을 때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우려와 대화들이 오고갔다”고 말했다. 다만 대화 주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올여름 딸이 태어날 예정이라는 사실도 새로 밝혔다.
마클은 해리 왕자의 형인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와의 ‘기싸움’에 관련한 소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영국 언론은 해리 왕손과 마클의 결혼식 당시 마클과 미들턴이 결혼식에 세울 화동, 꽃, 드레스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고 수차례 보도했다.
윈프리가 ‘미들턴 왕세손비를 울렸다는 소문’에 대해 묻자 마클은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 마클은 “오히려 반대였다”라며 “결혼식 며칠 전 화동의 드레스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 울었다. 정말 상처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미들턴과 관련해 마클은 “미들턴이 아보카도를 먹으면 칭송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아보카도를 먹으면 ‘환경 파괴범’이 됐다”라고도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BS가 인터뷰를 기획·제작한 외주 제작사에 700만~900만달러(약 80억~101억원)를 지급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CBS는 또 인터뷰에 붙는 광고 단가를 평소의 두 배인 30초당 32만5000달러(약 3억6000만원)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클과 해리 측은 자신들은 직접적인 인터뷰 대가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8년 해리 왕손과 결혼한 마클은 할리우드 영화배우 출신으로 한 차례 이혼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 일거수일투족이 보도되자 해리 왕손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특히 마클의 거침없는 미국식 언행이 전통적인 왕실 규범과 마찰을 일으켰고, 이 때문에 형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심각한 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