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럽연합)가 신장위구르 지역 내 이슬람교도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과 관련, 대중(對中) 제재 절차에 돌입하면서 EU와 중국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 EU가 인권 문제로 중국 제재에 나서게 되면 이는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32년 만이 된다. 중국은 “제재는 곧 대결”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27국 대사들은 17일(현지 시각) 중국에 대한 인권 제재안에 대해 논의한 후 22일 회원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 매체는 익명의 외교관을 인용해 제재안에는 중국 당국자 4명과 단체 1곳에 대한 자산(資産) 동결과 여행 금지 조치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대중 제재 가능성에 대해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도 프랑스 의회에 출석해 “(제재에 대한) 기술적 논의가 마무리 중”이라고 했다.
중국은 거칠게 반발했다. 장밍 EU 주재 중국 대사는 16일 싱크탱크인 유럽정책센터와의 온라인 세미나에서 “우리는 대결이 아닌 대화를 원한다”며 “EU 측은 다시 생각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누군가 대결을 원한다면 우리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신장위구르 지역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 문제는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서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사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집단 교육 시설에 수용하고 강제노동에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신장위구르 정책을 ‘집단 학살(genocide)’이라고 규정했고, 조 바이든 현 행정부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16일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협박과 공격”을 통해 신장과 티베트에서 “인권 남용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신장 내 정책은 직업 교육과 테러리즘 방지가 목적으로 위구르족의 출생률이 높아지는 등 경제·인권 상황이 개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