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가 19일(현지 시각) 나란히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백신을 맞았다.

접종 후 혈전이 나타나는 일부 사례에 대해 전날 유럽의약품청(EMA)이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리자 두 사람은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차원에서 접종 장면을 공개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난 다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P 연합뉴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 시내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을 마쳤다. 그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아주 좋았고, 아주 빨랐다”고 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4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받은 적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AFP 연합뉴스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도 비슷한 시각 파리 동쪽 근교의 베쟁 드 생-망데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카스텍스는 “느낌이 전혀 없었고, 약간의 편안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백신을 맞기 전 “올리비에 베랑처럼 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랑 보건부 장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때 상의를 거의 벗고 가슴과 근육을 드러내 화제가 됐던 것과 달리 소매만 걷어서 백신을 맞겠다고 농담을 던진 것이다.

셔츠를 거의 벗고 상체를 드러낸 채 백신을 맞아 화제가 됐던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 41세이며 신경과 전문의다./AFP 연합뉴스

존슨과 카스텍스뿐 아니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겠다고 선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겠다고 했다.

하지만 마크롱은 불과 3개월 전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완쾌돼 항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나이가 43세로 젊기 때문에 60대인 메르켈이나 드라기보다는 접종 시기가 다소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

혈전 증세가 보고되면서 EU(유럽 연합)의 10여개국이 접종을 중단시켰지만 EMA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면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이 접종을 재개했다.

그러나 EMA는 희소하게 발견되는 혈전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관계를 더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고, 이와 관련해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은 접종 재개를 유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