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휴대전화도 ‘페가수스’ 스파이웨어에 의해 해킹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간 르몽드가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페가수스는 이스라엘 민간 보안기업 NSO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이며, 이를 사들인 일부 국가들이 정치인·기업인·언론인·인권 운동가 등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들여다봤다는 폭로가 나와 파장이 커지는 중이다.
이날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이 사용하는 아이폰 2대 중 한 대의 전화번호가 모로코 정보당국이 페가수스를 사용해 해킹한 것으로 의심되는 연락처 명단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 번호는 마크롱이 대통령에 당선된 2017년부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의 휴대전화뿐 아니라 마크롱 행정부 초대 총리인 에두아르 필리프 르아브르 시장과 프랑스 전직 장관 10여명의 연락처도 모로코 정보당국의 해킹 대상 명단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르몽드는 마크롱이 실제로 해킹을 당했는지 여부는 전문가들이 그의 휴대전화에서 해킹 프로그램이 깔려 있는지 확인해봐야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 검찰은 모로코 정보당국이 페가수스를 활용해 프랑스 정치인·언론인들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프랑스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가 자사 기자들이 페가수스를 통해 모로코 당국에 의해 감시 대상이 됐다며 검찰에 고소한 데 따른 조치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는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1956년 독립했으며, 오래전부터 모로코 정보당국은 프랑스 내 동향을 관찰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모로코 정부는 페가수스로 프랑스 정치인·언론인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NSO는 페가수스를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를 감시하기 위해 개발했을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