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소셜미디어 등에서 일어나는 ‘사이버 학교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사이버 폭력 감시·신고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태블릿PC·컴퓨터에 강제로 설치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학교 폭력 근절의 날’을 맞이해 발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사이버 폭력 현장을 누구나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앱을 내년 2월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앱의 이름은 ‘아플리카시옹(애플리케이션) 3018′이다. 프랑스의 학교 사이버 폭력 신고 전화 ‘3018번’을 딴 것이다.
이 앱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켜지면 자동으로 실행돼,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나 메신저에서 누군가를 괴롭히는 글·사진·영상이 발견되면 버튼 하나로 바로 캡처(화면 갈무리)해 3018 신고 센터로 보낼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친구나 부모 등 제3자도 이 기능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사이버 폭력 감시 역할도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앱은 앞으로 프랑스 내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이 쓰는 모바일 기기와 컴퓨터에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제품 제조사와 이동통신 회사의 협조가 필요하다. 프랑스 정부는 “관련 법 제도 정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프랑스가 ‘사이버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프랑스에선 지난 10월과 11월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동급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온 12세 어린이와 14세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지며 큰 논란이 일었다. 프랑스 정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초·중·고 학생 10명 중 1명꼴인 약 70만명이 학교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