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인 영화감독 홍상수(62)와 배우 김민희(40)가 영화 ‘소설가의 영화’로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두 사람이 공식석상에 함께 자리한 것은 2020년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이후 2년 만이다.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김민희(오른쪽)와 홍상수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홍 감독은 27번째 영화 ‘소설가의 영화’로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 받았다. 홍 감독의 영화가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에 이어 ‘소설가의 영화’가 여섯 번째다.

‘소설가의 영화’는 소설가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나선 과정에서 감독 부부를 만나고 이후 여성 배우를 만나 캐스팅을 제안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민희를 포함해 배우 이혜영, 서영화,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김민희는 출연뿐 만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했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16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토콜과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수수한 차림으로 등장했다. 홍 감독은 몰라보게 야위어 보였다. 양 볼 부분이 패여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김민희는 펑퍼짐한 검은색 원피스, 화장기 적은 수수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눈을 맞추며 손을 잡는 등 여전히 다정했다. 두 사람 손가락에 끼워진 커플링도 눈길을 끌었다.

베를린영화제 레드카펫서 나란히 선 홍상수·김민희(오른쪽)/연합뉴스

홍 감독은 이번 영화 캐스팅에 대해 “김민희, 이혜영 등 대부분 배우들은 내가 과거에 함께 일했던 배우들이지만, 이번 만남에서는 그동안 그들에게서 느끼지 못한 색다른 에너지를 받게 됐다. 그 경험이 깊은 인상으로 남았고 내 안의 뭔가를 자극했다. 미팅 첫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배우들과 함께해야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여배우 ‘길수’ 역을 맡은 김민희는 “카메라 앞에서 설 때면 매번 긴장된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제가 해야 할 몫인데 힘든 게 사실이다”라면서 “하지만 일상보다는 아니다. 저는 평소에도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인데 카메라 앞에 서면 더 이상 제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는 평소보다 더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했다.

기혼자인 홍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2017년 3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히며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