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유럽에서 약 15년 만에 새로운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기로 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핀란드 전력 및 원자력 업체 TVO는 핀란드 남서부 발트해 부근 유라요키에 있는 원전 ‘올킬루오토 3호기’(OL3)가 지난 12일 전력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OL3는 1.6GW(기가와트) 규모로, 0.1GW 수준으로 전력을 시범 생산하고, 오는 7월 말부터는 최대 전력량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원전을 완전히 가동하면 핀란드 전력 수요의 14%가량을 충족해, 러시아 등에서 에너지를 수입할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망했다. TVO 관계자는 “OL3가 핀란드의 전기 자급률을 크게 높이고,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가스 등 자원 공급원을 다양화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높이는 등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EU 국가들은 전체 가스 수요의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탈(脫)원전 움직임이 두드러졌던 유럽 국가들이 다시 원전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탄소 배출 감소 및 기후변화 대응에 원전이 적합한 에너지 공급원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면서다. 유럽연합은 지난달 환경친화적 범주를 뜻하는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는 규정안을 확정하기도 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존 원자로 폐쇄 일정을 중단하고, 2028년부터 최소 6기의 신규 원자로를 건설해 가동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독일 등은 안전을 이유로 원자로 가동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