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독일 베를린역에 몰린 여행객들. 9유로티켓 한장을 구매하면 독일 전역에서 한달간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AP 연합뉴스

독일 정부는 한 달에 9유로(약 1만2000원)만 내면 지역 내 대중교통을 마음껏 탈 수 있는 무제한 이용권을 석 달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티켓을 구입하면 올 6~8월 지역 내 트램과 버스, 기차, 페리(베를린과 함부르크 지역 해당)를 단돈 9유로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파격적인 제안에 국민도 뜨겁게 반응했다. 지난달 30일(한국 시각) 독일 교통기업연합에 따르면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은 2100만장 팔렸다. 기존 연간 이용권 구매자 1000만명을 더하면 6월에만 3100만장이 팔린 셈이라 독일 전체 인구(8400만명)의 37%가량이 이 티켓을 구입한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1일 독일 베를린역에서 한 승객이 9유로티켓을 구매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한 달에 9유로라는 싼 가격에 지역 내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하게 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국민의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수도 베를린의 기존 대중교통 월간 정액권이 63유로인 것을 감안하면 9유로 티켓은 파격적인 가격 인하다.

독일 정부는 25억 유로(약 3조4000억원)를 투입해 9유로 티켓 도입으로 수입이 감소할 운수업체 등에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 티켓을 이용하면 지역 열차를 이용해 독일 전국을 여행할 수 있다. 독일 철도는 9유로 티켓 발행 이후 승객 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0~15%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달 초엔 근교로 휴가를 가려는 독일 승객이 한꺼번에 몰려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는 모습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