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채플린에 있는 한 가옥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파괴됐다. /로이터 뉴스1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과 러시아 침공 6개월을 맞은 24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소도시 주택가와 기차역을 폭격해 20여 명이 숨졌다고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개전 초 러시아판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작전이라 불릴 정도로 공격을 퍼부었던 러시아군이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민간인 지역을 폭격해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채플린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서쪽으로 145㎞ 떨어진 채플린은 주민이 3500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다. 이날 공격으로 25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11살짜리 어린이는 집에 날아든 미사일이 폭발해 숨졌다.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흐멜니츠키도 이날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이 미사일이 러시아와 동맹을 맺은 벨라루스 남부 지역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했다. 남부 흑해 연안 도시 미콜라이우에서도 러시아군 폭격으로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수도 키이우 북부에 인접한 비시호로드에 이날 밤 러시아 미사일 2발이 날아들었지만, 방공 시스템이 가동돼 인명 피해는 없었다.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 러시아는 미사일 폭격 - 24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파손된 열차와 차량이 방치돼 있다. 우크라이나의 31번째 독립기념일이자 러시아 침공 6개월째인 이날 공격으로 주택가와 기차역 등에서 25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다음 달 퇴임을 앞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키이우를 방문했다. 지난 2월 개전 이후 세 번째다. 존슨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드론 2000대 등 5400만파운드(약 854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이길 것이며, 영국은 우크라이나 친구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29억8000만달러(약 4조원) 규모의 군사 지원 방안을 밝혔다. 대공 방어 시스템, 소형 무인기 요격 체계 등이 포함된 것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의 독립이 곧 여러분의 안보”라며 “지금 러시아를 멈추지 못하면, 러시아 살인자들이 유럽·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 다른 나라도 침범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