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이 9일(현지 시각) 버킹엄궁에서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고 장남 찰스 3세가 왕위를 이어받아 즉위하면서, 카리브해 영연방 국가들 사이에서 왕정제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카리브해 영연방 국가들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모습이다. 앤드류 호니스 자메이카 총리는 국가적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을 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티가바부다는 여왕의 시신을 매장하는 날까지 조기를 게양하도록 했다.

하지만 “21세기에 머나먼 (영국에 있는 상징적) 국왕이 (카리브해 영연방 국가에서) 해야할 역할이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올해 초 영연방 지도자들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모여 영연방 54국의 대표성을 엘리자베스 2세에서 찰스 3세로 이양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바 있다. 지난 3월 윌리엄 왕세자(당시 왕세손)가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당시 왕세손빈), 그리고 찰스 국왕(당시 왕세자)과 더불어 벨리즈와 자메이카, 바하마를 8일 동안 방문했는데, 이 때 현지에서는 노예제에 대해 사과와 배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로 카리브해 영연방 국가인 바베이도스가 공화국으로 전환하면서, 영국 국왕이 군주로 남아있는 나라는 영국과 영연방 14국 등 총 15국으로 줄었다. 지난달 자메이카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공화국으로 바꾸는 것에 56%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루시아의 앨런 채스타넛 전 총리는 “국가 전체적으로 공화국으로 전환하자는 일반적인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