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영국 스코틀랜드 브레이마에서 열린 '브레이마 하이랜드' 행사에 참석한 찰스 국왕(가운데)과 커밀라 왕비(오른쪽), 앤 공주(왼쪽)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신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활동에서 여동생인 앤 공주가 ‘오른팔(right-hand woman)’로서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찰스 국왕이 앞으로 왕으로서 활동을 하면서 부인 커밀라 왕비와 더불어 여동생 앤 공주에게 의지할 것으로 9일(현지 시각) 봤다.

찰스 국왕의 한 친구는 신문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여동생인 매거릿 공주에게 일상 생활의 대부분을 의지했던 것처럼, 찰스 국왕은 앤 공주에게 의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2년 작고한 매거릿 공주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유일한 자매다.

또 앤 공주가 활발한 자선 및 공익 사업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찰스 3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앤 공주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왕세자 시절 찰스보다 2배가 넘는 387건의 공식 활동을 벌여왔다. 지금까지 대외 활동에 나선 것만 2만건이 넘는다. 후원하고 있는 자선단체도 300곳을 넘어선다. ‘왕실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왕족’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다. 이 때문에 커밀라 왕비와 더불어 국민들에게 대중적 인기가 별로 없었던 찰스 3세에게 앤 공주의 역할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올해 72세인 앤 공주가 보유하고 있는 ‘프린세스 로열’ 작위에도 관심이 모인다. 프린세스 로열은 1642년 당시 국왕 찰스 1세의 딸인 메리 공주를 시작으로 총 7명이 이 칭호를 가졌다. 앤 공주가 제7대 프린세스 로열이다.

1970년 2월 젊은 시절의 앤 공주(왼쪽)와 찰스 국왕. /AFP 연합뉴스

‘국왕의 장녀’라는 뜻의 프린세스 로열은 관례적으로 종신 칭호로 유지돼 왔으며, 전임자가 사망하지 않으면 책봉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앤 공주의 전임 프린세스 로열은 메리 공주(1897~1965)였으며, 메리공주가 살아있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공주 시절 프린세스 로열이 되지 못했다. 앤 공주는 1987년에서야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프린세스 로열로 책봉됐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찰스 국왕이 칙령을 발표해 프린세스 로열을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 찰스 국왕은 아들만 둘이기 때문에 장손녀인 샬럿 공주에게 ‘프린세스 로열’을 물려주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왕실 측은 앤 공주가 프린세스 로열 칭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한편, 필립공이 보유하고 있던 에든버러공 칭호는 에드워드 왕자에게 넘어갈 전망이다. 필립공 사후 찰스가 에든버러공 칭호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국왕에 즉위하면서 이 칭호는 동생 에드워드 왕자에게 물려줄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