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이 10일 (현지 시각) 성 제임스궁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로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의 손짓 하나하나가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각) 거행된 즉위식에서 찰스 3세가 책상에 놓여있는 만년필 통을 치우라고 수행원에게 지시하는 모습이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것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성 제임스 궁에서 찰스 3세는 즉위 선언문에 서명하고 국왕으로서 맹세를 했다.

화제의 장면은 찰스 3세가 공식 문서에 서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책상에는 즉위 선언문 2장과 만년필이 담긴 통, 잉크병이 놓여 있었다. 찰스 3세는 미리 준비된 펜을 쓰지 않고 재킷 안 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내 첫 문서에 서명했다.

10일(현지 시각) 찰스 3세가 공식 문서에 서명하기 전 책상에 놓인 만년필 꽂이를 치우라고 지시하는 모습 /트위터

이후 또 다른 문서에 서명하려 할 때 찰스 3세는 책상 가장자리에 놓인 만년필 통이 방해가 된다는 듯이 오른쪽을 바라보며 통을 살짝 흔들었다. 그러자 수행원은 물건을 책상에서 치웠다.

비슷한 장면은 몇 분 후에 다시 포착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을 공휴일로 선포하고 이에 서명하는 과정에서였다. 다시 문서에 서명하기 위해 책상에 앉으려던 찰스 3세는 잉크병을 보더니 치우라는 듯이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수행원은 다시 잉크병을 치웠다.

10일(현지 시각) 찰스 3세가 문서에 서명하기 전 책상에 놓인 만년필과 잉크를 치우라고 지시하는 모습 /트위터

두 장면은 모두 언론에 생중계됐고 곧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찰스 3세가 약간 짜증이 난 것 같다” “70년 동안 왕실 일원으로 살아온 모습이 은연중에 나타난 듯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애도 기간이어서 예민할 수 있다” “펜이 책상에 잘못 배치됐다. 만약 찰스 3세가 잉크병과 펜을 쏟았으면 더 논란이 됐을 것” “잣대가 가혹하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문제의 만년필 통’을 수행원에게 요청한 사람이 윌리엄 왕세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왕실 보좌관들도 난감하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지난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오는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진다.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은 수개월 뒤에 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