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시체보이 러시아군 육군 중장(왼쪽), 최근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힌 러시아 중령. 우크라이나 현지매체는 이 포로가 시체보이 중장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르비우 저널 트위터

우크라이나 군이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 최고위급 사령관을 생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키이우 포스트, 르비우 저널 등은 우크라이나 보병대가 러시아군 서부군관구 사령관인 안드레이 시체보이(53) 육군 중장을 포로로 붙잡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서부군관구 사령관은 러시아군에서 유럽 지역을 담당하며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의 절반을 지휘한다.

이런 주장이 나온 건 지난 7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 때문이다. 이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군이 최근 반격 작전을 벌이던 하르키우의 발라클리야 근처에서 붙잡은 러시아 포로 수십 명의 모습이 담겼다.

현지 매체는 이 가운데 다소 배가 나오고 머리숱이 적은 남성을 시체보이 중장으로 지목했다. 과거에 공개된 시체보이 중장의 사진과 닮았다는 것이 근거였다. 영상을 보면 이 포로는 결박된 채 무릎을 꿇고 있으며 눈썹에선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군의 심문에도 그는 입을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

해당 포로의 어깨와 가슴에는 은색 별 2개가 붙어있는데 이는 중령 계급장이다. 이에 대해 현지 매체는 “시체보이 중장이 신분을 숨기기 위해 중령 군복을 입고 있다 붙잡힌 것”이라고 추측했다.

우크라이나 보병이 붙잡은 러시아군 포로. 르비우 저널은 이 포로가 안드레이 시체보이 러시아 육군 중장이라고 주장했다. /르비우 저널

르비우 저널은 “6명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대어를 잡았다는 듯이 이 포로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며 “그가 시체보이 중장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키이우 포스트는 “시체보이 중장이 맞다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 포로가 된 최고위급 러시아 지휘관”이라고 전했다.

미국 뉴스위크에 따르면, 시체보이 중장은 남부군관구 제8근위제병군 사령관으로 지난 2월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지난 6월 서부군관구 사령관으로 이임했다. 다만 뉴스위크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달 시체보이 중장이 서부군관구 사령관에서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군과 러시아 군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