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해발 2000m의 스위스 빌라르 쉬르 올롱 고산지대 휴양지에 눈이 내리지 않으면서 의자식 리프트가 폐쇄돼 있다./EPA 연합뉴스

이번 겨울 유럽에서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새해 첫날부터 유럽의 역대 1월 최고기온이 잇달아 경신됐다.

2일(현지 시각) 브뤼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스위스 서북부 쥐라 자치주(칸톤) 들레몽시(市) 기온이 한때 20.2도를 기록했다. 스위스 연방 기상청은 “알프스 북쪽 지역 기온이 20도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스위스는 이상고온현상이 계속되자 알프스 지역의 스키 리조트 운영을 일부 중단했다.

같은 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도 기온이 18.9도까지 올랐다. 평년 여름철 기온과 맞먹는 수준이다. 폴란드 기상 당국은 겨울철 기준으론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에서도 새해 첫날 기온이 15도를 웃돌았다. 각각 역대 1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도 기온이 평년을 웃돌았다. 유럽 지역의 이 같은 이상고온현상은 유럽 서남부에서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이다.

온화한 날씨 영향으로 난방 수요가 줄어들면서 유럽 가스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유럽 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시장에서 2월 인도분 가스 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4.4% 하락한 72.95유로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이 난방 요금 걱정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작년 여름 폭염에 이어 이번 겨울 이상 고온 발생이 지구온난화 영향이란 점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북유럽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의 기상 당국은 전날 기온이 11.7도로 16년 만에 역대 1월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따뜻한 날씨 영향으로 라트비아 여러 강의 수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홍수도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