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 마피아 조직 ‘코사 노스트라’의 보스 3명이 재판조차 받지 않고 풀려날 상황에 놓이며 사법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과 공영방송 라이(Rai) 등에 따르면 시칠리아 팔레르모를 거점으로 하고 있는 마피아 보스 3명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곧 석방될 예정이다.
이탈리아에서 지난해부터 도입된 사법개혁안에 의하면 피해자가 가해자를 고소·고발해야지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피해자들은 팔레르모 법원에 출석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가해자를 고소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마피아 조직으로부터의 보복이 두려워 피해자들이 고소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전임 정부는 유럽연합(EU)의 요구에 따라 사법제도 개혁을 단행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코로나 회복기금을 제공받는 대가였다.
사법제도 개혁을 주도한 것은 당시 법무부를 이끈 마르타 카르타비아 장관이다. 카르타비아 전 장관은 법률가 출신으로 이탈리아 헌정사상 첫 여성 헌법재판소장을 지냈다. 그의 사법개혁안은 2021년 11월 의회를 통과해 지난해부터 도입됐다.
일선의 검찰과 판사들은 변경된 형사사법제도로 인해 마피아 범죄와의 싸움이 힘들어지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