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사진은 올해 1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두 나라의 가입 동의를 미뤄왔던 튀르키예가 핀란드에 한해 동의 방침을 밝힐 전망이다. 이 같은 방침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을 17일(현지 시각) 이스탄불로 초청해 회담한 뒤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핀란드 공영방송 YLE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1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튀르키예를 찾는다. 니니스퇴는 지난달 발생한 강진(强震)으로 피해를 당한 남부 지역을 둘러보고, 17일에는 에르도안과 만나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튀르키예는 핀란드 측에 NATO 가입을 승인해주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NATO 가입에 동의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할 때 내가 직접 참석하기를 바랐고, 나는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튀르키예의 태도 변화는 핀란드와 스웨덴을 다르게 취급하겠다는 노선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안보 불안감이 확산하자 지난해 5월 NATO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NATO 신규 가입은 기존 회원 30국 의회 전부가 가입 동의안을 비준해야 하는데, 스웨덴과 갈등을 빚어온 튀르키예는 이를 미뤄왔다. 튀르키예는 최대 안보 위협이자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관련자 신병을 인도하기로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스웨덴의 NATO 가입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발생한 반(反) 튀르키예 시위를 문제 삼아 NATO 가입 관련 회담을 연기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핀란드의 NATO 가입에 대한 최종 동의 의사를 공식화하면 튀르키예 의회도 동의안 비준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오는 5월 14일 대선과 총선을 앞둔 튀르키예 사정을 고려하면 의회 회기가 종료되는 4월 중순쯤 동의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핀란드는 NATO 가입을 위해 헝가리의 최종 동의만 남겨두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장악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승인을 지지한다고 밝힌 만큼 헝가리 의회의 승인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