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실종된 한국계 전직 미국 해병대 장교가 전사했단 사실이 19일(현지 시각)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된 그래디 크루파시 예비역 대위의 전사 사실은 미국의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관련 사연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숨진 그래디 크루파시 예비역 대위의 아내 김희선씨를 대신해 윌리엄 리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2021년 9월 전역한 크루파시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갔다.
당초 그는 병사 훈련을 위해 참전했으나, 격렬해지는 전쟁 속에 전투 경험이 있는 지휘관이 필요해졌다. 결국 그는 분대를 이끌고 참전했고, 전투 중 사망했다.
지난달 그의 전사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 그는 1년 정도 동안 실종된 상태였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지난해 4월 26일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실종돼 가족과 친구들이 그의 행방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실종 당시 크루파시는 러시아군과 교전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국적의 앤드루 힐과 함께 총알이 날아오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임시 관측소로 이동했으며 이후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파시와 함께 있던 힐은 러시아군에 체포됐으며 팀 내 다른 2명은 사망했다.
고펀드미 글에 따르면 크루파시는 뉴욕 거주 중 9·11 테러가 발생하자 해병대에 입대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그는 해병대 보병 돌격대원으로 있다 정찰 저격병이 됐다. 이라크에도 3차례 파병됐으며, 2007년엔 퍼플하트 훈장을 받았다.
그는 부인, 딸과 함께 한국에서도 3년간 근무했다. 딸은 현재 14살이라고 한다.
윌리엄 리씨는 고펀드미 글에서 “크루파시 대위는 영감을 주며 이타적이었다”며 “그는 항상 웃는 얼굴로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