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을 준비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견디지 못하면 그 짐승, 그 야수는 정복에 대한 미각을 더 키워나갈 것”이라며 서방에 더욱 강력한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왜 그들(서방)이 생명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도울 수 있는 더 진보된 무기를 물방울처럼 (조금씩) 공급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는 필요한 지원의 예로 현재 미국 등으로부터 지원받아 2기를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들었다.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꼽히는 패트리엇만이 공군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는 “도시와 최전방 군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여러대의 패트리엇 미사일이 필요하다”며 “패트리엇을 50기까지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내년 11월에 치러질 미 대선과 관련한 의견을 내놓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는 본인이 대통령이라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내에 끝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 때 이미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일부를 점령했다”며 “그때 전쟁을 끝내지 않았던 트럼프가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또 “솔직히 더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원하지만 그 반대일 수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는듯한 의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눈 전화통화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시 주석에게 러시아에 무기나 기타 기술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했고, 시 주석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켜줬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중국의 의견을 경청할 준비가 돼 있지만 영토를 양보하라는 어떤 제안에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러시아보다 더 크고 강력한 나라로, 평화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