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산불 재난 와중에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5억 캐나다달러(약 4800억원) 상당의 추가 군사 원조를 발표했다. 독일과 미국 등이 무기 지원을 늘려가는 가운데 캐나다도 지원 확대에 동참한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전투기 조종사 훈련 동참과 무기, 자금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고 CNN 등 외신들이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캐나다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하늘을 방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거리 대공) AIM-7 미사일 288기를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에 105㎜ 탄약 1만 발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방 국가들은 종전의 조건으로 러시아의 완전 철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는 이날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개신교회의 날 행사에서 “조만간 다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며 “정당한 평화의 전제 조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푸틴 대통령이 범한 약탈 행각을 재가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현 상황 동결을) 강요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도 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국 지원에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는 지난 9일 일본 대사를 불러 일본이 우크라이나에 군수품을 공급하기로 한 데 항의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일본 측의 조치가 적대 행위를 고조시키고 우크라이나 정권 내에 더 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고즈키 도요히사 주러 일본 대사는 “이번 사태는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일본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러시아 측 주장은 극히 부당하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한편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9일 러시아에 대한 32국의 제소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2월 러시아가 ‘집단 학살의 방지 및 처벌에 관한 협약’을 위반했다며 ICJ에 제소했고, 독일·캐나다·호주 등이 이에 동참키로 발표했는데 ICJ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한 지역 전쟁 관련 제소에서 이처럼 많은 국가가 동참한 건 처음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