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항 오데사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중국 영사관 건물까지 파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백악관은 흑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데사 지역의 우크라이나 군정 책임자인 올레흐 키페르는 “침략자의 공격으로 행정·주거용 건물뿐만 아니라 중국 영사관도 손상됐다”며 “이는 적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18일부터 나흘 연속 오데사 항구 등에 대규모 공습을 가해 곡물 창고 등 다수의 시설이 파괴됐다.
중국 측도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총영사관 외벽과 창문 일부가 파손됐다”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데사 일대는 그간 흑해 곡물 협정에 의해 보호받아 방공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흑해 곡물 협정의 종료와 함께 흑해 해역의 안전 보장을 철회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20일 “러시아 항구로 가는 선박은 조심하라”며 경고성 맞불을 놨다. 러시아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러시아 국방부는 21일 “흑해 북서쪽에서 해군이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며 추가 엄포를 놨다.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인 올리비아 돌턴은 20일 러시아가 흑해를 지나는 민간 곡물 선박에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측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 근처에 추가로 기뢰를 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민간 선박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몰아세우려는 시도는 완전히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EU가 유럽평화기금(EPF) 내에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금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향후 4년간 총 200억유로(약 28조원)를 우크라이나에 특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