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주말의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흑해 함대 사령부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관이 숨졌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사실로 확인되면 작년 4월 흑해 함대의 기함(旗艦)인 순양함 모스크바 함이 우크라이나군의 넵튠 대함 미사일 2기에 맞아 침몰한 데 이어, 러시아 해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겪은 최대의 타격이다.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관인 빅토르 소콜로프 제독.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은 25일 지난 주말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소콜로프 제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서방 언론들의 문의에 침묵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은 흑해 함대 사령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으나, 사령관은 빅토르 소콜로프 제독으로 러시아 해군 내에서 최고위층에 속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소콜로프 제독의 신변과 우크라이나 측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를 묻는 로이터 통신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의 수장인 키릴로 부다노프는 22일의 “특수 작전”이 흑해 함대 지휘관들이 회의 장소, 무기고 등을 겨냥했으며, 사령부의 장교 34명이 숨지고 10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에 또 “함대 사령관 외에, 2명의 장성이 심한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두 장성의 부상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부다노프는 AP 통신에 22일 공격은 “러시아의 S-400 대공(對空) 미사일 시스템을 압도하기 위해 미사일과 폭탄 탑재 드론들을 섞어서 흑해 함대 지휘관들과 군 장비, 무기들이 집결해 있는 곳들을 12차례 공격했다”며 “또 2개의 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포 4문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흑해 함대 고위급 장교들의 회의를 미리 알았고, 숨진 장교들의 신원과 희생자 수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는 군사적인 면뿐 아니라 정보전에서도 우크라이나가 크게 한 방을 먹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2일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드론 공격으로, 건물 일부가 파괴된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 함대 사령부 건물.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은 25일 "이 공격으로 회의 중이던 소콜로프 제독과 장교 3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TASS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은 22일 흑해 함대 사령부 공격에 동원된 미사일은 밝히지 않았으나,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사정거리가 500㎞를 넘는 영국의 스톰 섀도우 미사일, 이와 유사한 프랑스의 SCALP 순항 미사일 등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한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의해 강제 합병됐으며, 흑해 함대의 모항인 세바스토폴이 있다. 또 크림반도는 현재 우크라이나 남부를 점령한 러시아군이 후방 기지이자, 오데사를 비롯해 우크라니아의 흑해 항구와 남부 지역을 공격하는 발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미사일과 공중ㆍ해상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전함과 항구, 교량, 군 탄약 무기고를 계속 폭격해 왔다.

우크라이나군은 25일 또 “지난 12일 수리를 위해 드라이도크(dry dock)에 있던 상륙함 민스크함에 대한 공격에서 러시아 수병 6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당시 러시아 국방부와 러시아 군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민스크함과 잠수함이 피해를 입었다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