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연합뉴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대통령이 파면되지 않을 수 있다.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독일 방송 ZDF와 프랑스 일간 르몽드,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유럽 언론들이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뒤 분석 기사에서 내놓은 결론이다. 앞으로 벌어질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에 따라 윤 대통령의 운명이 정해질 것이며, 그 전까지는 여전히 극도의 불확실성이 한국 정치와 경제, 외교를 지배하게 될 것이란 뜻이다.

가디언은 이날 탄핵 소추안 국회 통과 소식을 전하면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심리할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공석으로 인해 불안정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올해 10월 퇴임한 재판관 3명의 후임자가 충원되지 않아 6명만 남아 있으며, 재판관이 새로 채워지지 않으면 6명 전원이 탄핵에 만장일치를 해야 파면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의견을 빌어 “탄핵 소추안 가결은 아직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끝내지 못했다”고 했다.

독일 ZDF 방송도 “한국의 헌재가 재판관이 6명뿐인 상태로 탄핵 심리를 이어간다면 한 명의 반대 의견만으로도 윤 대통령은 직책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윤 대통령의 직무가 중단되면서 한덕수 총리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며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계엄령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을 ‘부역자’로 간주하며 한 총리와 모든 장관에 대한 탄핵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고 “한국의 정치적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알자지라 방송도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지만 그 역시 내란죄 혐의로 수사 대상이어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윤 대통령은 법정에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이라며 “정치적 교착 상태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