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 카트를 몰고 있다.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11ㆍ3대선 이후 주말마다 골프장을 찾고 있다./AP 연합뉴스

“국가적 망신”(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골프 그만하고 승복하라”(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이 길어지자 공화당에서도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도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을 지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22일(현지 시각) ABC 방송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대통령 법률팀의 행동은 국가적으로 망신”이라며 “이들은 법정 밖에서는 (선거) 사기를 주장하지만 법정 안에서는 사기를 주장하지 않는다. 이들에겐 (선거가 사기였다는) 증거를 제시할 의무가 있지만,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AP 연합뉴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대선 후보자 토론회 때 트럼프 대통령의 준비를 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는 대통령의 지지자였고, 그에게 두 번 투표했다”며 “그러나 선거 결과는 있고, 우리는 일어나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처럼 계속 행동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는 선거와 관련해 가장 존경받는 나라였다. 이제 우리는 바나나 공화국(바나나 같은 1차 생산품 수출에 의지하며 부패와 정치 불안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남미의 소국들을 비꼬는 말)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을 그만둘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더 많은 당내 인사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아 부끄럽다”고도 했다.

전남 나주 출신의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 여사와 결혼해 국내에선 ‘한국의 사위’로 알려진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인물이다. 그는 대선 투표 때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름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호건 주지사에 대해 그가 한국에서 결함이 있는 코로나 진단 키트를 들여오는 데 비용을 지불했다는 주장이 담긴 우파 매체의 기사를 인용하며 그를 비난하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올리자, 호건 주지사는 이를 리트윗(재전송)한 뒤 “당신이 당신의 일을 했다면 미국 주지사들은 팬데믹 한 가운데서 우리 메릴랜드가 성공적으로 해낸 것처럼 진단 키트를 스스로 찾는 것에 내몰리지 않았을 것”며 트럼프를 겨냥해 “골프 그만하고 (대선 결과에) 승복하라”고 했다.

팬 투미 공화당 상원 의원(펜실베이니아)은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이겼고, 그가 46대 미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했다. 케빈 크레이머 상원 의원(노스다코타)는 방송 인터뷰에서 선거의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옹호하면서도 이제 정권 이양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