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 롬니 미국 상원의원/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겉으로는 지지하고 찬양했지만 뒤로 험담을 해왔다는 공화당 의원들이 공개됐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취재했던 칼 번스타인이 22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공화당 의원 21명의 실명을 올렸다. 명단과 함께 번스타인은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극도의 경멸을 반복해서 표현해왔다”고 했다.

명단에는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마르코 루비오 의원 등 평소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어온 사람들이 포함돼있다. 롬니 의원은 지난해 상원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이다. 탄핵 부결 이후에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발발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동참하는 등 반트럼프 노선을 이어가고 있다.

수잔 콜린스 미국 상원의원/AP 연합뉴스

콜린스는 대선 직전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상원 인준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이다. 이번 상원의원 선거에서 5선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명백한 승리에 축하를 전한다”고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혔던 인물들도 이름을 올렸다. 상원 정보위원장 대행을 맡고 있는 플로리다의 마르코 루비오 의원이 대표적이다.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며 주한미군 방위비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강력히 지지해온 인물이다. 지난 8월에는 중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번스타인은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이들 중 다수는 공화당이 상원을 통제 할 수 있는 한 이번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패배하는 것을보고 기뻐했다”며 “명단에 오른 의원 중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의 침묵이 미국 선거제도 신뢰를 무너트리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가능케 했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공개 이유를 밝혔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침묵한 결과 트럼프가 근거없는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 정보를 동료 의원, 보좌진, 로비스트, 백악관 관계자들과의 사적 대화를 통해 알게 됐다”고 적었다. 또 “언론인으로서 어떠한 비밀유지 서약도 어기지 않았다”며 언론윤리 위반 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