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각) 공화당이 대선 격전지였던 펜실베이니아에서 연 청문회에 전화 연결을 통해 이번 선거가 부정 선거로 치러졌다는 주장을 거듭 밝혔다.

NBC·CBS 방송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상원 공화당이 주도해 개최한 ‘선거 사기’ 관련 청문회에 참석한 루디 줄리아니·제나 엘리스 등 자신의 변호사들과 전화 통화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스피커폰을 통해 청문회장에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우리가 쉽게 이겼다. 우리는 큰 격차로 이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선거를 뒤집어야 한다”며 “왜냐하면 모든 증거가 있고, 진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는 조작됐고, 우리는 우리나라를 위해 그런 일이 벌어지게 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여러 경합주에서 큰 격차로 자신이 이겼고, 다양한 선거 사기에 대한 증거가 쏟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줄리아니 등 자신의 변호사들을 극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약 10분 동안 이어졌으며, 그는 발언을 하는 동안 숨가쁘게 고함을 쳤다고 NBC는 전했다. 청문회장에 참석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CNN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그가 여전히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기존의 입장만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25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 게티즈버그의 윈덤호텔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취소 결정은 캠프 법률팀 소속 고문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뒤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법률팀은 애리조나와 미시간 등에서도 이와 같은 청문회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줄리아니는 이날 청문회에 앞서 낸 성명에서 “선거 부정과 사기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는 모두의 관심사”라며, 이를 위해서는 선거 불법 행위에 대한 증인과 증거가 포함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청문회는 펜실베이니아 게티즈버그의 윈덤호텔에서 진행됐다. 게티즈버그는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란 표현이 담긴 연설을 한 곳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 주장을 연발했다며 “이는 그가 계속 집권하길 원한다는 이유로 민주 선거와 유권자의 의지를 뒤집는 것을 옹호하는 미국 대통령의 또 다른 놀라운 선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