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실제 사람의 피 한 방울을 ‘나이키 에어 맥스 97’에 담은 ‘사탄 운동화(Satan Shoes)’를 제작·판매한 미국 스트리트웨어 업체 ‘미스치프(MSCHF)’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트위터

29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사탄 운동화’의 제작 과정에 일절 관여한 바가 없다며 미국 법원에 미스치프를 고소했다.

사탄 운동화는 미스치프와 미국 흑인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가 협업한 제품으로 지난 26일 릴 나스 엑스의 신곡 ‘Montero(Call Me By Your Name)’의 발매와 함께 공개됐다. 29일에 출시된 사탄 운동화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매진됐다고 한다.

'사탄'을 콘셉트로 릴 나스 엑스와 미스치프가 콜라보하여 제작된 사탄 운동화 /트위터

사탄 운동화는 ‘나이키 에어 맥스 97′을 ‘사탄’ 콘셉트로 재제작한 것이다. 실제 사람의 혈액이 한 방울 섞인 잉크가 들어가는 부분은 사탄 운동화의 ‘에어쿠션’ 부분이다. 혈액은 미스치프 직원 6명이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별 모양의 ‘펜타그램’ 장식이 달린 이 운동화는 666켤레가 제작됐다. ‘666′은 기독교 문화에서 악마를 상징하는 숫자다. 한정 판매되는 이 운동화의 가격은 1018달러(약 115만원)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는 누가복음 10장 18절에서 따온 것이다.

나이키는 앞서 성명을 통해 “우리는 릴 나스 엑스, 미스치프와 관계가 없다. 나이키는 이 신발을 디자인하거나 출시하지 않았으며 이를 보증하지도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법적 대응을 선택했다.

나이키는 미국 뉴욕 동부지법에 미스치프를 상대로 ‘사탄 운동화' 판매 중단하고, 나이키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요구하는 상표권 침해 소송을 냈다.

나이키 측은 “미스치프의 사탄 운동화가 마치 나이키의 허가나 승인 아래 만들어졌다는 오해로 인해 나이키에 대한 불매운동 요구가 나오는 등 시장에서 상당한 혼란과 (브랜드) 가치 저하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사탄 운동화'로 논란의 중심에 선 릴 나스 엑스와 미스치프 대표는 이날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릴 나스 엑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 한 캐릭터가 “그냥 장난친 것이다. 내가 장난으로 그런 거 다 알잖아”라고 말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29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모두 이 운동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가 곧바로 자신의 신곡 뮤직비디오를 틀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