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을 2회 맞은 18세 이상 영주권자 1명에게 추첨을 통해 1080만 홍콩달러(약 15억5100만원) 짜리 신축 아파트를 드립니다.”

홍콩의 부동산업체 신화그룹 산하의 응텡퐁 재단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 28일(현지 시각) 41.7㎡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날 현재 홍콩의 백신 접종률은 12.9%인데, 이를 빠른 시간 내에 높이기 위해 민간에서 경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 재단 이사인 대릴 응은 “우리는 홍콩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기를 바란다”며 “백신 접종은 코로나와 맞서 싸우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이 재단은 이 밖에도 추첨을 통해 총 20명에게 10만 홍콩달러(약 141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했다.

백신 맞으면 목욕 요금 할인 -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대형 사우나 입구에 코로나 백신 접종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가 1차 접종자는 7월부터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한 가운데, 민간업체 중에서도 접종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전 세계 곳곳에서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온갖 유인책이 쏟아지고 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는 백신 접종을 마친 주민을 매주 추첨해 소 한 마리를 상품으로 주는 접종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학생들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고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접종률이 가장 높은 학교의 학생에게 문화 행사 티켓을 주기로 했다.

민간에서도 백신 경품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은 백신 접종자 5명을 추첨해 ‘1년 무제한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식품회사 크리스피크림은 백신 접종 카드를 보여준 이들에게 지난 3월부터 매일 무료로 도넛을 1개씩 제공하고 있다. 모두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을 접종소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들이다.

백신 경품 행사는 미국이 가장 활발하다. 미국 오하이오주는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해 최대 100만달러(약 11억1600만원)를 주는 ‘백신 복권'을 도입한 뒤 지난 26일 첫 당첨자를 발표했다.

뉴욕시는 1차 접종을 마친 12~17세 청소년 가운데 50명을 뽑아 4년제 공립대학 등록금 전액과 숙식비까지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뉴저지주는 백신 접종자를 추첨해 오는 31일 필 머피 주지사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메인주는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18세 이상 주민들에게만 야생동물 사냥·낚시 면허를 부여하도록 했다.

미국 언론은 오하이오주가 실시한 ‘백신 복권’이 접종률 상승에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오하이오주의 경우, 이달 13~19일 한 주간 접종자 수가 12만명에 달해 직전 주(9만명)에 비해 3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