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유타주의 한 고용센터에 구직자들이 줄을 서있다./AP연합뉴스

미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의 사회 진출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층 어려워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대졸자이거나 졸업을 앞둔 학생인 이들이 첫 직장을 잡기 힘들고, 직장을 구해도 제대로 된 직무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FT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황은 모두에게 고통을 안겼지만, 그중 가장 ‘저주받은(cursed) 세대’는 단연 청년층”이라고 했다.

미국 Z세대 사회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업들의 인턴·신입 사원 채용 감소다. 미국 대학 졸업자 취업 정보 기관인 전국대학·기업연합(NACE)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주의 7.8%가 구인 공고를 취소했고, 20%가 인턴 모집을 취소했다.

일자리가 급증한 올해 상반기에도 Z세대를 위한 일자리는 더디게 늘고 있다. 노동시장 분석 업체 버닝글라스테크놀로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3~5월 경력직 채용 공고는 코로나 직전 수준(2019년)을 회복한 반면, 대학 졸업생과 비숙련자를 위한 일자리(entry-level jobs)는 여전히 2019년보다 적다”고 했다. 엘리스 굴드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력이 풍부한 실직자들이 이미 많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경험이 적은 구직자를 골라내고 있다”고 했다.

일자리를 잡은 Z세대도 원격 근무로 제대로 된 직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채팅이나 화상회의로만 업무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익혀야 할 고객 응대나 회사 생활 예절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FT는 주요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팬데믹 세대 사원들에게서 추후 자신감 결여, 발표(프레젠테이션) 능력 부족 등 문제가 발견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웰스파고 은행에 채용된 한 남성은 원격 근무에 대해 “상사들은 나를 자료 요청 메일을 보낼 ‘이메일 주소'로만 인식한다”고 FT에 토로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원격 근무는 혁신적·협동적·도제식인 우리 업(業)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