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간 휴일 없이 강행군을 이어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건강 이상설에 휘말렸다. 1년 전 건강 악화로 퇴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 원폭 76주년이었던 지난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요미우리신문은 13일 스가 총리 주변에서 과로로 인한 건강 이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스가 총리와 자주 대면한 한 각료는 총리가 “수척해지고 눈엔 힘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간부들 사이에선 스가 총리가 체력이 달리는 탓에 여러 현안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뒷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대외적으로도 과로한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했다. 지난 9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 행사에 지각하는가 하면, 6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로 행사에서는 연설문 일부를 빠뜨리고 읽는 실수를 저질렀다.

올해 만 72세인 스가 총리는 지난 3월 28일부터 주말에도 코로나 상황 보고를 받는 등 휴일 없이 일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주말을 포함해 연속으로 137일을 집무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최근 근무 시간과 보고 시간을 줄였지만 일본 내 코로나 상황 때문에 긴 시간 휴가를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지난 12일부터 최대 명절로 꼽히는 ‘오봉절(お盆休み)’ 연휴가 시작됐지만, 스가 총리는 이날도 관저로 출근했다. 평소보다 늦게 오전 11시쯤 관저로 출근한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넘어 퇴근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 심리상담 전문가를 인용해 “지휘관은 신속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하기에 가능한 범위에서 잘 쉬어야 한다”며 “이것이 어려울 경우 대면 회의 등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전임 아베 총리는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 대응하느라 147일 연속 근무하다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해 지난해 8월 퇴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