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 시각) 태국 나콘사완의 무앙 경찰서에서 경찰들이 체포된 지라퐁 타나팟(24)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워서 고문을 하다 지라퐁이 질식사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한 변호사가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bangkoklad 트위터

태국 경찰이 용의자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워 고문을 하다 결국 용의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 7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25일(현지 시각)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6일 태국 나콘사완의 무앙 경찰서에서 경찰들이 체포된 지라퐁 타나팟(24)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워서 고문을 하다 지라퐁이 숨졌다.

이 사건은 20일 한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건 당시 영상을 게시하고 경찰에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변호사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경찰관들은 의자에 앉아있는 지라퐁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운다. 이후 지라퐁은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를 내며 몸부림친다. 이에 한 경찰관은 지라퐁의 손을 잡아 묶는다. 이후 다음 영상에서 지라퐁이 쓰러지자 경찰들은 심폐소생술을 한다. 그러나 지라퐁은 그 자리에서 질식사했다.

변호사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이 경찰서의 한 경찰관이 “경찰서장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며 제보한 것”이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고 태국 전역엔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직접 나서 경찰청장에게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후 24일 폴 겐 수왓 경찰서장은 “영상에 나오는 경찰관들은 전원 해고됐다”며 “이는 엄연한 범죄이며, 징계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태국의 유명 변호사 데차 키티위타야난이 사건의 전말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방 경찰팀이 마약 범죄 혐의로 한 남성과 여성을 체포하는 데서 시작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석방 조건으로 100만 바트(3560만원)의 뇌물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후 고위 간부는 처음 제시한 금액의 두 배를 요구했다. 해당 금액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경찰들의 고문이 있었고 이는 결국 지라퐁의 질식사로 이어지게 됐다.

게다가 데차 변호사는 “지라퐁의 시신을 병원으로 옮기기 전 경찰 간부가 부하 직원들에게 지라퐁의 사인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알리도록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실제 병원이 발급한 사망확인서에는 지라퐁이 ‘암페타민에 의한 사망’으로 기재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라퐁과 함께 체포된 용의자 여성에게는 “’석방되는 대가로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법원은 해당 경찰서 고위 경찰관 1명과 부하 직원 6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이후 4명은 체포됐고 나머지 3명은 여전히 도주 중이다. 이들은 5인 이상 공모하여 타인을 강압적으로 살해, 고문치사 공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이 사건을 주도한 경찰서장은 일명 ‘조 페라리’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별명은 그가 6억원이 넘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20-4 50 애니버서리오’를 포함한 고급 스포츠카 여러 대를 보유하고 있는 데서 비롯했다. 그는 최고의 마약 단속 경찰수사관으로 여겨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