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 맥카시 페이스북

미국에서 백인인 엄마가 흑인인 딸을 데리고 비행기에 탔다가 인신매매범으로 신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매리 맥카시는 지난달 22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콜로라도주 덴버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동생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에 가기 위해서다.

맥카시는 기내에서 다른 승객과 좌석을 바꿨다. 배정된 좌석이 딸과 떨어져있어서였다. 문제는 비행기가 착륙한 후에 일어났다. 맥카시가 딸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자 경찰관과 사우스웨스트항공 직원이 함께 와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맥카시의 딸은 이 과정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맥카시는 그들이 모녀관계인 것과 가족이 갑작스럽게 사망해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는 사실을 밝힌 뒤 풀려날 수 있었다. 맥카시는 “이런 상황은 다인종 가정이 함께 여행할 때 항상 겪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며칠 뒤 덴버 경찰이 신고 후속 조치 차원에서 맥카시에게 재차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맥카시는 그제야 승무원이 자신을 인신매매범일 수도 있다며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승무원은 맥카시 가족이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탑승했고, 기내에서 두 사람이 서로 얘기를 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등 이상한 낌새가 보여 신고를 했다고 한다. 딸이 승무원과 대화하는 것을 방해했다고도 주장했다.

맥카시는 “(동생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아 저와 딸 모두 별로 말을 하지 않았다”며 “기내에서 저와 딸은 때때로 대화를 나눴고, 딸은 비행 중 오디오북을 들었다”고 했다. 맥카시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인종차별적 대우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저는 싱글맘이고, 제 딸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라며 “딸이 백인이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측은 “내부적으로 상황을 검토하고 있으며 고객에게 연락해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할 것”이라며 “우리 직원들은 인신매매에 대해 강력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