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테니스 선수 펑솨이(왼쪽)와 전 부총리 장가오리. /EPA, AFP 연합뉴스

중국 최고위 관리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유명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6)가 행방불명 상태라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현지 시각) ‘펑솨이는 어디에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펑솨이의 폭로 이후 그의 신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펑솨이 측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펑솨이의 홍보팀 관계자 역시 펑솨이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라며 “이 관계자는 ‘펑솨이가 쓴 폭로 글을 본 이후 바로 전화를 걸었지만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펑솨이와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았다는 미국 전 테니스 선수 크리스 에버트도 지난 14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는 펑솨이를 14살 때부터 알고 지냈다.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안전한지 정보를 달라”며 “이건 매우 심각한 일이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펑솨이의 행방이 묘연하자 현지에서는 온갖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연금을 당했다는 소문이 일고 있고, 임신 상태인 펑솨이가 병원에 입원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이번 파문은 지난 2일 펑솨이의 웨이보 계정에 그가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되는 성폭행 고발 글이 게시되면서 시작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로, 그는 시진핑 집권 1기 당시 중국 최고 지도부 중 한 명이다.

펑솨이는 장 전 부총리가 톈진시 당서기(2007~2012년)였던 시절부터 내연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2012년 말 장 전 부총리가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하면서부터 왕래가 끊어졌지만 약 3년 전 다시 만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 전 부총리와의 성관계를 울면서 줄곧 거부했지만 무섭고 당황스러운 상태에서 동의하게 됐다”며 “부총리쯤 되는 지위에 계신 분이라면 두렵지 않다고 할 것을 안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도, 화염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이 되더라도, 자멸을 재촉하는 길일지라도 진실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펑솨이는 복식 세계 랭킹 1위 기록을 가진 적 있는 중국 테니스 스타다. 2013년 윔블던 복식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프랑스 오픈 복식에서도 우승했다. 그의 글은 얼마 가지 않아 지워졌지만 캡처된 이미지가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돼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