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뉴럴링크가 원숭이 뇌신호를 포착해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게 했다며 공개한 사진../뉴럴링크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동물 학대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물권 보호단체는 미국 농림부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13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동물권 보호단체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위원회’(PCRM)는 뉴럴링크가 동물복지법 9개를 위반했다며 미 연방 정부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조사 요구서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영장류 연구시설을 운영하는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UC 데이비스)과 제휴를 맺고 원숭이 실험을 진행했다. 뇌에 칩을 삽입해 기능을 하게 하는 이른바 ‘브레인칩(brain chip)’ 기술 구현을 위한 실험이다.

이 과정에서 실험에 참가시킨 원숭이 대부분이 희생됐다. 한 원숭이는 “자해나 다른 특정할 수 없는 트라우마”로 손가락, 발가락을 모두 잘라냈다. 또 다른 원숭이는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뇌에 전극을 심은 뒤 피부 발진 증상이 나타나 안락사 당했다. 한 암컷 짧은 꼬리 원숭이는 전극 삽입 후 구역질, 구토, 헐떡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 ‘(실험을 진행할 수 없는)약해진 상태’라는 판단에 따라 안락사 처리 됐다. 이후 뇌출혈로 밝혀졌다.

PCRM 조사 요구서에 따르면 이 실험에 이용된 원숭이는 총 23마리로, 2020년까지 이 중 최소 15마리가 죽거나 안락사 당했다. 뉴럴링크와 UC데이비스 제휴가 중단되면서 남은 원숭이들은 뉴럴링크 시설로 이송됐다고 한다.

뉴럴링크는 작년 10월 뇌에 컴퓨터 칩을 심은 원숭이가 별도의 조이스틱 조작 없이 머릿속 생각만으로 간단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뉴럴링크는 최근 임상시험 책임자 채용 공고를 내는 등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준비 단계에도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RM은 “뉴럴링크가 인간 임상 시험을 안전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