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 무력 침공을 시작한 가운데, 미국이 대만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보여주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혼란을 틈타 중국이 대만에 대한 기습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고, 이때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는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의 대만 지지는 반석처럼 굳건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AIT는 “대만의 현 상황이 바뀔 수 있는 어떤 일방적 변화에도 반대한다”며 “중국이 대만을 향한 군사·외교·경제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도 다음 달 초 대만을 공개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기로 했다. 싱크탱크인 위안징(遠景)기금회 초청으로 3월 2~5일 대만을 방문하고, 4일에는 연설에도 나설 예정이다. 어우장안(歐江安)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전 장관에 대해 “오랫동안 대만의 굳건한 친구로 대만·미국 관계에 탁월한 공헌을 했고, 퇴임 후에도 대만을 위한 목소리를 내왔다”며 환영 메시지를 냈다.

한편, 최근 국제 사회에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상황을 기회로 대만에 대한 기습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국가안전회의를 주재하고 전군에 대응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하지만 중국이 대만 침공을 할 경우 미국과 전면전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