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승무원들을 만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여성의날을 앞두고 만난 자국 여성 승무원들에게 둘러싸여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가 입길에 올랐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 감염 예방을 핑계로 전시 상황에서도 군 당국 고위 관계자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왔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다가올 세계여성의날(8일)을 기념하기 위해 모스크바 인근에 위치한 아에로플로트 훈련 센터를 방문해 여승무원들을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준비한 꽃다발을 승무원들에게 건네며 여성의날을 축하했다. 특히 이날 푸틴 대통령은 승무원들과 함께 나란히 서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공개된 사진 속 푸틴 대통령은 꽃다발을 품에 안은 5명의 승무원들과 어깨를 맞닿은 채 서있는 모습이다. 또 이날 행사에서 찍힌 다른 사진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긴 테이블에 승무원들과 둘러 앉아 다과를 곁들인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사진은 곧 논란이 됐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 감염을 예방한다는 핑계로 최근 회의에서 상대방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2월7일 모스크바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다./AFP 연합뉴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열린 군 당국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도 거리를 유지해왔다. 또 지난달 7일 모스크바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선 5m나 되는 긴 테이블 반대편에 앉았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도 같은 달 15일 같은 방식으로 회담을 진행해 국제적 조롱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 연방항공청이 이날 자국 항공사들에 외국 운항을 중단하라고 권고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항공청의 권고에 따라 러시아의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를 비롯한 주요 항공사들은 오는 6일부터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승무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 조치에 대해 “선전포고에 가깝다”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 영공에 대한 비행 금지 구역 설정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개입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선 민간인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난 1일 자정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227명이 사망하고 525명이 부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재난구조 당국은 2일 유엔 수치를 훨씬 웃도는 2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이 항공사 승무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AP 연합뉴스